이직을 했다. 이제 뭘 해야하지? 대부분 회사에서 On-Boarding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일방적인 설명과 간단한 과제 수준에 그칠 확률이 높다.
수습 기간이 있는 회사 같은 경우는 적응에 소요한 시간이 평가 잣대가 되기도 한다.
무엇 부터 어떻게 파악하고 기여할 것인가?
이직을 거듭해오며 나름대로 만든 검토 목록과 순서를 소개한다.
하루 만에 Guru가 되거나 엄청난 버그를 발견하는 것과 같은 비법 같이 대단한 건 없다.
그러나 막막한 상태에서 차근차근 확인하여 도움이 되도록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회사 생활 이해
Code base 분석에 앞서 기본적으로 주의하거나 주지해야할, 일반적인 회사 생활 항목 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보고 및 허가 체계 이해
Who’s My Boss?
내가 무엇을 해야하며 잘 하고 있는지, 나를 평가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파악해야한다.
누군가 업무를 주거나 부탁할 때, 당연히 직속 상사에게 먼저 확인해야한다.
그러나 누구도 당신에게 선뜻 ticket을 먼저 할당해주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할 일이 없고 누구도 업무를 부탁하지 않을 때 당신이 찾아가야할 사람은 직속 상사이다.
회사 마다 업무 상황과 성취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겠지만, 대부분은 Jira나 ClickUp, 혹은 Trello, Github Board 등 ticket 기반 관리 체계를 쓸 것이다.
Code base를 이해하기 위해 어디서 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당장 급하거나 도울 일이 없는지,
보안 체계 이해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보안에 대한 엄격한 규칙(Security Guide, 혹은 IEEE )과 각종 재해나 재난에 대비해서 사업과 업무를 지속하기 위한 지침(Business Continuity Manual)을 가지고 있다.
바이러스 대응 소프트웨어 및 관제/보안 소프트웨어 설치, MFA, 외부 기기 반입 시 절차, 망 분리, 재해 발생 시 행동 요령, 외부인이나 거동 수상자 발견 시 확인 및 안내 절차, 수상한 이메일 발견 시 초동 조치 등 다양한 항목이 있고, 솔직히 말하면 너무 길다. 하지만 꼼꼼히 읽어보고 혹여나 트집 잡히거나 위험할 행동을 미리 알아두고 하지 말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망 분리였는데, 일반적인 네트워크가 아니라서 특정 네트워크는 접근을 통제하도록 해야했다. VPN이나 MFA, 인증 서버 등 다양한 설정이 필요했다.
On-Boarding Program
규모가 작은 회사가 아니라면 보통 수월한 업무 적응을 위해서 교육을 제공한다. 이름은 On-Boarding, Landing, OJT(On the Job Training)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HR에서 주최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인 회사 생활을 안내한다. 출퇴근 기록, 경비 및 장비 요청 결재 상신 방법, 외부 기기 반입 절차, 보고 절차 등,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하므로 잘 들어두자. 그러나 이는 기술적으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인사 담당자가 On-Boarding Program에서 개선할 점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할 경우, 주의해서 발언하자. 영웅이 될 필요는 없다. 단순히 다시 한 번 알려달라는 정도는 괜찮다.
불만이나 불편 보다 해결하거나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할 수 없으면 얘기하지말자. 의도치않게 Fit이 안 맞는다고 판단할 근거를 제공할 수 있으니까.
물론 반례도 있다. 최근 이직한 회사의 경우는 기간 별로 설문을 진행한다. 더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굉장히 친절하고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했다. 이 점에서 굉장히 좋은 회사라고 느껴졌다.
사수가 있는 경우, 긴밀한 사이를 유지하면서 경청하자. 경험 많은 사수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항상 메모장이나 노트에 적어두도록 하자.
근무 시간 기록(Clock-In/Clock-out)
현 회사는 별도로 근무시간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다만, 매일 아침 Scrum을 통해서 업무량과 진행 상황을 확인한다. 그러나 업무 시간은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어서, 이를 반드시 지키고 있다.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를 하는 이를 위한 조그마한 팁을 적어보고자한다.
- Google Suite를 사용하는 경우 Calendar 설정이 중요하다
- 본사 time zone(AEDT)과 내 time zone(KST), 주요 담당자들의 timezone을 모두 표시하도록 설정한다.
- Office Hour를 설정한다. 업무 시간을 계약서에서 확인해서 설정한다.
- 점심시간은 보통 임의로 하는 문화이지만, 나는 12:30~13:30(KST)으로 고정했다.
- 고정적으로시간을 정해놓으면 내 휴식 시간을 동료들이 예상 가능하다. 이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 회의를 Slack Huddle로 하기 보다 Google Meet으로 하자. Google Calendar를 Slack과 연동하면 현재 회의중이라는 것을 표시할 수 있을 뿐더러, 회의 내용을 녹화할 수 있고, 일정 기록이 남아서 여기에 discussion 내용을 적어둘 수도 있다.
비용 청구 신청(Reimburse)
어떤 것을 비용 청구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자. “그냥 내가 사지 뭐..”하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 업무용 도구와 개인 도구는 철저하게 분리하는 것이 보안에도 좋고, 추후 회사에서 추궁할 때 유리하다. 또한 개인이 업무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경우, 잘못하면 근로자성을 인정 받지 못하여 퇴직금을 못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특정 항목이나 다른 목적으로 오인 받을 수 있어서 금하는 항목들도 있다. 이를 분명하게 확인하고 기준을 문의하자. 어떤 기업에서는 IntelliJ 같은 JetBrains 유료 도구를 이를 근거해서 구매해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겁나 구리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분명한 퇴사 Signal이다.)
식대나 부대비용을 지원하는 경우 영수증을 잘 모아두도록 한다.
월차/연차 신청
연차나 월차(leaves)가 언제 얼마나 생기며 어떻게, 언제 누구의 허가를 거쳐 사용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두자. 얼마나 노동자 권리를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첫 단추이다.
근로기준법에 어긋나면 즉시 인사과에 문의하자. 그래도 고쳐지지 않는다면 바로 이력서를 돌리거나 최종 면접 제의가 온 다른 회사를 알아보자.
* TIP : 5인 미만 회사면 가급적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이 좋다.
서비스 현황, 목표 및 목적 파악
주간별, 분기별, 월별로 주요 지표를 공유한다면, 그 지표들을 어디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자.
Churn, Subscription Conversion, 사용자 Platform 점유, DAU 등 지표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회사의 생존을 위한 vital sign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지표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나 ticket에 참여할수록 노력을 인정 받을 수 있다. 조금 더 분위기 파악이 되고 적응을 하고 나서 입지가 생긴다면, 나아가서 제안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보태서 기여할 수 있다.
Marketing 부서에서 특정한 Campaign이나 Experiment, A/B Test를 언급한다면 관심을 가져보자. 의외로 어렵지 않게 그들이 원하거나 나아가서 더 좋은 수집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
장비 및 개발 환경 설정
회사에서는 무난한 장비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려고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장비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요청해야한다.
너무 비싸거나 특별한 장비는 당연히 인사부서에서 거절한다. 그러나 정중한 태도와 문의하는 자세만 유지한다면 서로 어색하거나 뻘쭘한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지급 장비 확인
회사는 근무를 위해 필요한 집기와 장비를 제공해야할 의무가 있다. 다음은 요청한 목록이다.
기기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Apple 14” Mac Book Pro M3 Processor, 24GB RAM CTO 제품을 지급한다. 그러나 만약 M3 Processor가 외장 모니터를 1개만 지원하는 것을 미리 확인했다면 적극적으로 boss를 통해서 M3 Pro(아니면 적어도 M3 Max)를 요청했을 것이다. 지급 장비 spec 확인은 중요하다.
특히 AI 분야에서 일한다면, 신경망 처리 Engine이나 GPU 환경이 훨씬 중요할 것이다.
모니터
그동안 회사에서는 기본적으로 고화질(4K 즉, UHD 이상) 1대를 지급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차라리 모니터 2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생산성이 좋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회사와 논의가 필요했다. 2대 이상을 지급하는 것이 공평한지, 그렇다면 budget은 얼마로 두어야하며 spec은 어떤 것이 좋을지.
해상도와 화면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선명할 필요가 없었지만, 나는 30인치 이상, 최소 2K-QHD 이상이었으면 했다. 27인치 QHD는 고해상도이고 FHD는 화면에 비해 너무 저해상도였기 때문이다.
상사를 통해 문의한 budget에 맞추어 해당하는 모델을 찾았고, 다행히 한성 컴퓨터가 판매하는 제품으로 다행히 예산 안에 2대를 살 수 있었다.
키보드 및 마우스
키보드
나는 HHKB(Happy Hacking KeyBoard) 사용자다. 그래서 회사에서 키보드를 물어봤을 때 반 정도 장난으로 HHKB Professional2 Type-S Hybrid를 써도 되겠냐고 물어봤고, 회사에서는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Mac을 지급하는 회사에서는 상대적으로 Apple Store에서 판매하는 키보드 종류에는 관대한 편인 것 같다. Touch ID를 내장한 매직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협의했다.
마우스
MicroSoft에서 판매하는 수직(Vertical) 마우스를 요청했는데, 다행히 흔쾌히 승인해주었다.
주변 기기
- Dock 14” Mac Book Pro는 기본적으로 HDMI 1개만 내장하고 있다. 모니터 2대 연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는 Dock이 필요했다. 내가 사용했던 제품은 CalDigit-TS4였으나, 회사에서 거절했다. 대신 Apple에서 판매하는 USB C-HDMI converter를 구매해주었지만, 아래 MacBook M3 제품은 외장 모니터를 1대만 지원하는 상황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었다.
- DisplayLink 호환 젠더 위에서 언급한 M3는 1대 모니터만 지원하는 문제 때문에 다른 방법이 더 필요한 상황이 됐다. M3 Max/Pro로 교환을 요청했으나 회사 입장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직속 상사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DisplayLink 지원 chipset을 내장한 HDMI converter를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팀에 물어보니 WavLink 제품 추천이 있었고, 이를 사기로 했다. 다행히(?)도 최대 해상도 지원이 QHD(2K)였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다. UHD 모니터였다면 20만원이 넘는 converter를 구매해야했기 때문에 불행 중 다행이었다
- 모니터 암 지금껏 회사에서 지급하는 모니터 제품은 상하로 길게 움직일 수 있어서 별다른 모니터 데스크나 암이 필요 없었지만, 예외적으로 모니터를 2대 사용하는 나는 추가적으로 고중량 중 가장 저렴하고 사용한 경험이 있었던 Camel Mount - IMDPA2를 요청했고 승인해주었다.
- 이어폰 혹시 하는 마음으로 AirPod Pro2를 요청했지만 당연히 거절 당했다. 괜히 물어봤다고 생각한다. 물어보지 말걸.
- 책상 및 의자 재택으로 원격 근무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어쩌면 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요청했다. 회사는 운영 정책 중 청구(Reimburse) 관련 항목의 “개인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물품 및 서비스에 대한 제한”을 근거로 거절했다. 추가적으로 안내 받은 제한 예시 중에서 “인터넷 및 통신 요금”이 있었다. QA 목적으로 기기를 구매하는 것도 포함하는 것 같다. (대신 BrowserStack을 쓰는 것으로 파악했다)
- IDE (IntelliJ) 개인으로 구매한 다음에 Reimburse를 하라는 안내가 있었지만, 회사용으로 구매해야 퇴사하더라도 회사에서 소유하려면 회사 버전을 구매해야한다고 답변했다. 별 말 없이 1년 구독으로 회사에서 구매해줬다.
이어서 이직 회사 적응 안내서 -2-에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위한 점검 목록 혹은 체크 리스트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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